U-boat가 살아 있는 곳. 라보에(Laboe), 독일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1, 2차 대전 당시 바다에서 연합군 해군의 가장 큰 위협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독일의 잠수함, 즉 U-boat였을 것이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아직도 가끔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U boat

이 U-boat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Laboe.

사실 U-boat는 독일의 Kiel에 있는 HDW 조선소에서 제작되어 북해를 통해 대서양으로 나가 활동했었다.

아래 지도를 보면 Kiel이 있고 A 라고 표시된 곳이 라보에다. 서로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이고 버스로 30분 안에 도착.

아름다운 산책길도 있는 작은 교외 마을이다.

좁은 만의 반대편에는 지난번에 소개한 스트란데가 있다.



[구글맵에서 보이는 Kiel, Laboe, Strande]

Kiel을 U-boat가 태어난 집이라고 하면, 라보에는 U-boat가 독일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보이는 고향땅 정도 되겠다.

그리고 이 곳 라보에에서 북해가 바라보이는 곳에 1,2차 세계대전 해전기념비가 자리잡고 있다.

죽어간 독일군은 물론이고, 미국 등 연합군들도 이곳에 추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북해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기념비]


[기념비 내 기록관. 추모의 공간도 있지만 사진촬영은 불가]


[기념비 위의 전망대에서. 라보에의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이 Kiel]

라보에는 아름다운 해변과 산책길로 유명한 곳 중의 하나이다.

10월의 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많은 캠핑카들과 서퍼, 그리고 패러글라이더들이 찾는 곳.

HDW 조선소는 우리나라의 209, 214 급 잠수함의 제작사이기 때문에

많은 해군 및 국내 조선소 담당자들이 상주했었거나 상주해 있는데,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이 곳 라보에에 거주하고 있다.


라보에의 해변에는 특이한 물건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U-boat이다. 

전쟁 후 미국에 끌려갔던 U-boat 중 살아남은 U-995호가

이 곳에 해전기념비가 설치되고 난 후, 미-독 우애의 상징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와 관광상품이 된 것.


[2차 대전의 상처와 영광을 뒤로 하고 이제는 관광상품이 되어버린 U-995]


[U-boat의 실내. 빨간 계기판이 인상적이다]


[열려있는 해치. 수밀격벽을 막아주는 해치]


[컨트롤 룸이겠지? 각종 계기판과 밸브들]


[잠수함 내 전등. 왠지 모르게 쓸쓸해보이기도 하고, 인상적이기도 한..이제 필라멘트도 없어 더이상 빛도 낼 수 없다]


[독일어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아마도 엔진 파워를 조절하는 것인 듯]


[클래식함이 묻어나는 U-boat의 잠망경. 너무 마음에 들어버렸다. 

버튼이 덕지덕지 달린 최신형 잠망경들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


[출구쪽에 있는 어뢰실. 이건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어 보임]


매년 방학이나 휴가철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찾지만, 다들 찾는 곳이 비슷비슷해 보인다.

파리, 로마, 피렌체, 런던..

물론 이런 곳들이 필수코스처럼 되어 있고, 볼 것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지방의 작은 소도시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들도 찾아가볼만 하지 않을까?

물론 나도 일부러 찾아갔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툴루즈, 킬, 라보에 이런 작은 도시들을 다녀보면

각 도시들이 갖고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과 산책길들, 그리고 여유들이 

관광객에 치이며 돌아다녔던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나 로마의 스페인 광장 같은 곳보다

더 깊이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