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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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전경. 오른쪽이 암마이봉 왼쪽이 수마이봉이다.


학교를 졸업하던 2005년 여름.

문득 이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마지막 방학을 보내기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냥 배낭하나 둘러메고 떠나려다 혼자 가기는 심심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후배를 꼬셔 여행길에 나섰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만들어진 급조 여행이었다.

방향은 그냥 전라도였다.

첫 목적지를 전주로 잡고 최종 목표는 해남의 땅끝이었다.

국내 배낭여행의 정석, 특히나 땅끝으로 떠나는 여행은 도보여행이 정석이지만..

공대생의 체력적인 문제와, 대학원 진학,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일주일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도시 간 이동은 버스로, 지역내 이동은 도보로 하기로 했다.

가장 기본적인 지역내 버스 시간과 이동시간 이동거리 등의 결정 역시  각 지역 도착 후에야

마음대로 결정해서 이루어졌던 대학때나 할 수 있는 무대뽀 여행이었다.


전주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찾은 곳은 전북 진안의 마이산이다.

마이산은 보는 것처럼 두개의 바위산이 뾰족히 올라선 말의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마이(馬耳)산이라 불리운다.

도착한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어째 이 여행 내내 그랬듯이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후배와 나 둘만의 여행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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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후배, 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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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당에서. 탁 트인 배경으로 필자


마이산의 특징 중 하나는 봉우리가 완전한 바위로 된 바위산이기 때문에 정상에 오르는 것이 힘들다.

정상에 오르는 것은 암마이봉을 통해서만 오를 수 있는데 뭐..앞에서도 언급했듯 무턱대고 떠난 여행이라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사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산에서 길을 잃었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현재는 식생복원사업으로 암마이봉 출입은 2014년 10월까지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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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당에서 저 멀리 보이는 마이산의 정상. 당일 날씨가 썩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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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을 오르는 길은 상당한 난코스이다.

바위산이라 그런지 꽤나 험한 길들이 많다.

더군다나 필자가 선택한 코스는 나중에 알았지만 가장 난코스라 일반적으로 잘 선택하지 않는 길이라 한다. 어쩐지 주말인데 지나치게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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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대에 올라 멀리 보이는 봉우리. 나중에 알고보니 저곳을 지나야 했다.

산을 오르며 가장 즐거운 일은 정상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아래를 내려다 보는 일일 것이다.

비록 삽질로 인해 정상은 못올랐지만 고금당과 비룡대를 지나며 저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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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사 전경. 신기한 돌탑들이 우뚝 솟아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마이산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탑사이다.

이갑룡 처사라는 분이 신의 계시를 받아 30년에 걸쳐 쌓았다는 이 탑들은 100년이 넘게 비바람을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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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솟은 돌탑 4형제..


금방이라도 쓰러저야 정상일 것 같은 돌탑이 무려 120여개나 세월을 이기고 서 있는 것을 보면 진짜 도를 믿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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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돌탑들.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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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기념사진은 꼭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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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사 앞 매점의 강아지 모자. 아직 잘 살고 있을까?

탑사에서 내려오면 화엄굴이라는 곳이 있다.

등산이 힘들었다면 이 곳의 약수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면 그 맛이 꿀맛이다.

굴 속의 약수터라 한 여름에도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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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굴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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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굴 입구에 누군가가 쌓아놓은 어설픈 돌탑.



난코스를 거기다 길을 잘못들어 약 3km의 산길을 헤매며 돌아돌아 간 마이산.
 
산을 좋아하는 아버지 덕택에 여러 산을 돌아다녔지만 마이산은 정말 특이하고 경이로움으로 가득찬 산이었다.

(아버지가 마이산을 가셨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던 까닭에 함께 가지 못했었다)

서울에서 조금 멀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한 번 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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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에 본 무진장이 적힌 버스

사족이지만 진안의 버스 터미널에서 저런 버스를 볼 수 있었다.

지나던 아주머니 말로는 진안에서 버스하나 넘으면 무진장이라고 하는데..ㅎㄷㄷ

단 무진 기행에 나오는 무진이라는 곳은 가상의 마을이며 이곳과 관계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