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조미료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필자가 대학교 입학 했을 때 1년 반 정도 자취를 했었다.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한 남자애가 밥을 제대로 할 수 있을리도 없고

오며 가며 집앞의 분식집과 학교 식당을 전전하며 끼니를 때우기를 한 달여..

갑자기 토할 듯한 느끼함과 메스꺼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밖에서 사먹는 밥이란 온갖 조미료의 떡이라는 게 너무나 자명한 바..

그 조미료의 역겨움을 드디어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식당들을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다.

먹고 살자고 하니..점점 강렬한 맛,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을 원하는 손님들을 잡는데는

조미료 떡칠만큼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정체도 알 수 없는 재료들에 조미료로 떡칠해서 강렬한 맛으로 승부를 거는 수많은 식당들..



요즈음의 언론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정체물명의 정보통에 그럴 듯한 추측들과 수사로 떡칠해서, 강렬한 헤드라인으로 승부를 거는 수많은 언론들..

나훈아 사건도 그런 사고의 연장선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나훈아 잠적이라는 정체불명의 소식에 K양과 야쿠자가 등장하는 온갖 추측들에 그럴 듯한 수사들로 꾸민 후에 '나훈아 야쿠자에 칼침맞아' 이런 식의 헤드라인을 뽑아서 하루 하루를 먹고 사는 언론들..



그 뿐인가..

그 어떤 내용의 인터뷰든 혹은 사실이든 자기네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각색, 편집하는데 달인들이라

그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아무리 바른 말을 해도 언론 입 맛에 안맞는 말이면 죽일 놈으로 만들고

그 누가 어떤 삽질을 해도 입맛에 맞으면 영웅으로 만들어주니..

캬..제 아무리 용빼는 재주를 가진 식당도 원재료가 가지지도 않는 맛을 만들어 주는 이런 재주는 없지 않을까?


대표적인 게 하나 있다.

명박님 딸랑딸랑..

신기해 죽겠다..대운하, 영어몰입교육, 신불자 구제, 언론인 정치성향조사, 통신요금 인하삽질까지...

뭔노무 아직 시작도 안한 정부가 벌써부터 삽질이고

전국의 땅값을 벌써부터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지..

지금 이명박이 내놓는 정책들을 노무현이 했더라면

아마 벌써 골백번도 더 탄핵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데 우리네 신문들은 여전히 명박님 만세를 외치며

삽질의 최전선에서 대운하로 가는 땅을 파고 있다.


밥이 우리의 몸이 먹고 사는 양분이라면

언론은 우리 사회가 먹고 사는 양분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람들은 흔히 이야기 한다.

먹는 걸로 장난치는 놈은 크게 처벌해야 한다고..

개인의 먹을 거리도 그럴진데..

우리 사회가 먹는 걸로 장난치는 놈들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언론들아 제발 조미료로 승부하지 마라..

좋은 원재료에 멋들어진 조리실력으로 몸에 좋은 그런 음식들을 좀 내와라..



ps. 요즘 신문을 보자니 이건 무슨 길거리 불량 식품들이 휘황찬란한 간판걸고 최고 레스토랑이랍시고 깝죽대고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일랑 길거리로 내쫓긴 것도 모자라 망하기 일보 직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의 잘못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된 음식을 좀 먹고 살자.

조미료에 잔뜩 찌든 온갖 불량식품만 먹다보면..

어느새 우리 사회는 온 몸이 썩어가고 있을거라는 걸 알아야지..

난 이미 썩은 냄새 때문에 토할 거 같은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