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잡담 - 영재 교육과 교육의 평등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국제중 논란이 한참인 듯 하던데...

논란의 핵심은 결국 교육기회의 평등이냐 아니면 교육의 수월성이냐 이건가?

그런데..이 놈이나 저 놈이나..전제는 비슷한 것도 같애.

현장의 선생들의 '질'에 관한 전제 말야.


이야기 1.

내가 고등학교를 막 입학 했을 때였어.

다들 학원을 미리 다니고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게 당연한 시대에 (그 때도라는 이야기야)

나는 말야 내 중3 겨울 방학은 집에서 잠을 보충하면서 넘기고 새학기를 맞았지.

선생님들의 수업이 그래..

'이거 학원에서 배웠지?'

라고..근데 말야..나같은 애들 어쩌라고? ㅡㅡa


이야기 2.

내가 고3이 되었을 때였어.

수업시간에 질문을 던지면 답은 대부분 둘중에 하나야.

특히 수학시간.

'수업이랑 관련없는 쓸데 없는 소리하지마라'

'수업시간 끝나고 이야기하자'

수학시험 문제가 잘못된 걸 발견하고 선생님께 갔을 때

수학선생님은 내게 답지 한장을 던져놓고 도망가셨어.

이건 뭥미? -_-


이야기 3.

나는 말야..그런 애였어.

왜 항상 있지? 영어시간에 수학공부하고 수학시간에 영어공부하는..

왠지 알아?

지겹거든..

달달달 문제집 답지 외워서 문제집 답지를 칠판에 쓰고 있는 수학 선생님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교재 읽고 있는 영어 선생님도..

막 답답한 거야.


그래서 말야..

국제중도 좋고, 교육의 평등도 좋은데 말야..

현장의 선생님들, 질의 개선이 어떻게 안될까?

사실 막 교육도 많이 하는 거 알아..

근데 저런 문제의 상당수는 말야, 나이든 선생님들인데

왜 항상 학교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젊은 선생들이 연수의 대상이 돼?

학교 선생하고 있는 후배놈이 죽겠대..

맨날 젊은 선생들만 이리저리 출장보내고 교육보내고..

교육의 수월성이니 평등이니 하는 뜬 구름을 잡지말고

학생들에게 좀 더 만족할만한 교육을 해주면 안될까?



이야기 4.

대학에 들어와서 나는 참 좋았어.

수준에 맞는 교육, 혹은 내 수준을 뛰어넘는 고급 교육을 마음껏 받을 수 있어서 말야.

그런데 말야.

나 고2때 우리 아버지 명퇴하셨거든? IMF 칼바람에 말야.

고등학교도 학교에서 돈을 받으면서 다녔고

대학도 초반에는 여기저기서 돈을 받아서 다녔어.

대학원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돈을 받으면서 다녔고.

거기다가 국립대라서 다행이었지. 사립대였으면 학교 그만둔다는 말 나왔을 거 같아.

물론 국립이래도 졸라 비싸긴 매한가지지만..-_-

그래도 말야. 나는 다닐 수는 있었어.

그런데 말야. 힘겨워 하는 친구들도 많아.

과외를 몇개씩 뛰면서, 수업을 들으면서

그러다 결국 지치면 군대를 가고..

진짜 평등이라는 건 말야..

공부하고 싶고, 그럴 능력이 되면 공부하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돈 말고 말야..

돈 없어도,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할 수 있게 하면 안될까?

사실말야..리만 아저씨들 삽질만 안하면 사실 대학 등록금 무료화도

불가능 하진 않거든..

물론 그게 조 단위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서 미래를 위해 그 정도의 투자도 못할까?

그게 진짜 평등이고, 똑바로 세금쓰는 거 아닐까?


이야기 5.

영재교육이니 뭐니, 말은 좋아..

그런데 말야..애들 영재 교육 시키는 부모들..정말 자기 자식이 영재라고 생각해?

영재가 되기를 바라는 거 아냐?

그런데 하나만 물어볼게.

영재라는게 기준이 뭐라고 생각해?

사실 이 영재라는 게 웃기는 말이야.

'천재'는 분명히 있어.

그런데 영재니 수재니 하는 건 말야 그냥 듣기 좋으라는 거야.

아니면 그냥 노력의 결과겠지.

천재가 0.1%라고 생각해? 아냐..

천재는 우리나라 전체를 통털어서 같은 연령에서 1명에서 많아도 10명.

이게 천재야.

내 친구 중에 그런 애가 있어.

고등학교 때까지 집에 농사 도우면서 소키우면서

학원이고 뭐고 없이 그냥 학교만 다녔대.

그리고 그러다가 그냥 경기도 수석이야..-_-

전공 시험 들어가서 책 한 번 들여다보지 않은 놈이 그 자리에서 공식을 전부 유도해서 풀어.

물론 다 맞았지.

우리학교 전체 수석졸업하고 지금 MIT에 있는 다른 친한 친구를 봐도

그 정도는 아니야.

저런 애들이 천재지. 그런데 그런 거 아니면 다 똑같애.

영재는 말야. 그냥 부모의 꿈인 거 같아.

어릴 땐 좀 멍청한 듯 하고, 공부를 안하는 듯 해도 나중에 잘하는 경우도 많아.

부모 욕심부려서 애를 어릴 때부터 바보를 만들지 마.

영재학원 가서 조기 교육을 시켜서 영재학교를 보내면 애가 잘 될 거 같애?

서울대가 목표라구요? 안에 들어와서 보면 사실 별 거 없어.

다 사람사는 곳이거든.

그냥 성적순으로 줄 서서 들어왔지만, 그게 사람의 인생을 장담하지는 못해.

나도 소시적에 수재니 뭐니 소리들어본들 지금 뭐 그냥 월급쟁이밖에 못하고 있거든.

맞아. 국제중이니, 과고니 영재고니..

그런데 들어가면 좋은 선생들이 오겠지.

내가 겪은 것 처럼 선생들이 답지 던져놓고 도망가는 그런 선생님들은 없겠지.

그런데 그 것뿐이야..거기서 끝이야.

결국 뭐든 자기가 하기 마련인거야.

애들이 부모하기 마련인 건 맞아.

그런데 말야..

그 부모하기 마련이라는게 애들을 어릴 때부터 학원 보내고 그런건 아니잖아?

나 처럼 고등학교 때는 아예 학원 문턱도 못밟아 본 사람도 별무리 없이 서울대 들어가고 졸업해.

다만,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책을 보면 애들도 책을 보고, TV를 보면 애들도 TV를 보게 마련이야.

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랑 시립 도서관 이런데 다니는게 일이었어.

매일 책읽고, 또 읽고 그게 쌓이면 공부가 따로 필요 없더라고.

영재를 위한 특별한 교육같은 건 없어.

괜히 욕심부리지 말고..애들하고 같이 있어주고, 같이 놀아줘.


마지막 이야기.

이번 국제중 논란처럼 맨날 교육의 평등이니, 교육의 수월성이니 하는 쌈박질을 볼 때마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작 그냥 어른들의 욕심에..자기들 싸움에..

먼저 교육의 평등은 공부할 생각이 있는 누구나 공부를 할 수 있게 라는 것이지

누구나 똑같은 공부를 이라고 하는 건 아니잖아?

좀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맞아.

그럼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고 말야.

그리고 국제중 생각하시는 반대머리 아저씨..

당신 그거 왜 해?

솔직히, 정말로 민족의 앞날과 미래를 위해서야?

지랄하지 마...

돈많은 사람들한테 특권 하나 더 던져 주고 싶은 거잖아.

외고니 뭐니 하는 것 처럼, 중학교도 그런거 하나 더 만들고 싶은 생각에 하는 거 아냐?

근처에 집값도 올라서 좋은건 덤으로 말야..

특목고 좋지.

그런거 있어야 하는 것도 맞아.

그런데 그런거 필요로 하는 사람 얼마나 될까?

왜 자꾸 만들어?

예전엔 말야, 그런데 들어가는 애들은 극소수였어.

소수의 과고와, 극소수의 외고.

아예 특목고는 별나라 이야기였지.

그 정도 수준은 정말 조금은 다른 교육을 하는게 맞겠지. 그래..

그런데 그 정도 애들은, 그냥 돈 처발라서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든.

그래서 돈으로 발라서만 가려고 하니 어떡해?

정원을 늘려서 문을 늘려야지...

그거 아냐? 교육에 대한 Needs를 만족시킨다는게?

돈 있는 사람들이 돈 바르는 걸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특권을 만들어 준다라는 게?

자꾸 자꾸 외고 만들고, 자꾸 자꾸 과고 만들고..

앞에 나온 아주 특별한 애들을 위한 학교는 있는게 맞아..

그런데 말야..그런게 아니라면..

좀더 고민해보면 좋겠어.

이미 있는 것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안하면서
 
또 다른거 문을 여네 마네로만 그냥 죽어라 싸우고..

그러지 말라고..

대신에 좀 고민해봐..

그래 교육의 needs가 꼭 돈많은 사람들의 필요는 아니거든.

돈없어서 그냥 학교만 다녔던 사람들, 학원도 못가는 사람들

학교에서 어떻게 쟤네들이 수업을 즐거워 하면서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라고..

그게 공교육의 정상화야.

과고, 외고, 무슨 고, 무슨고도 지겨운데 이제 무슨 중학교까지 고민해야하는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거 필요 없으니까 말야..

그냥 학교 가서 수업을 듣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