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 엉뚱한 발명들. 사기당하지 맙시다.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요즘 들어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이 뜨고 있다.

지하철 바람을 이용한 발전이라든지 (기사참조)

혹은 오늘 기사에 나온 물의 전기 분해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기사참조)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실상 이런 것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열역학 법칙에 어긋난다고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왜 계속 안된다고 하냐 무언가 이유가 있으니 그랬겠지. 일단 지켜보자'와 같은 댓글을 많이들 달고있는 형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앞선 두 개의 내용에 대한 허실을 밝히고

이어서 내일은 주인장의 기억을 더듬어 간단히 일반 열역학 법칙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1. 지하철의 바람을 이용한 발전.


지하철 환풍기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마를린 먼로의 치마..

그리고 누군가가 생각했다. 그래 저런 바람이 있다면 저 바람으로 발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현실화 된 것이 이번 사건이다.

그런데 과연 될까?

여기서 이용하겠다라는 바람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하철의 운행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과, 환풍기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

이 중 후자를 이용하겠다는 개념은 사실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즉, 선풍기를 틀어놓고 그 뒤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겠다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전력을 선풍기를 이용해 바람으로 변환하면 잘나와봐야 일반적으로 효율이 30~40%를 못넘을 것이다.

그리고 풍력발전기로 다시 전력으로 변환되는 효율역시 마찬가지.

최종적으로는 최초 투입한 전력의 10~15% 남짓한 전력을 얻으면서 와~전기다~라고 하는 것 만큼 멍청한 짓이 있을까?

물론 그런 말을 할 지도 모르겠다.

환풍기를 돌리기 위해 이미 투입된 전력이기 때문에 10~15%라 하더라도 그만큼 효율이 높아진 것 아니냐고..

그러면 이렇게 한번 해보자.

선풍기를 틀고, 그 뒤에 풍력 발전기를 놓고 그 뒤에 내가 서 있어보자.

시원해질까?

내 앞에 덩치가 커다란 사람이 바람을 막고 있는데 시원해질리가 없다.

마찬가지. 환풍기 뒤에 발전기가 있으면 내부 환기가 될리가 없다.

그럼 환풍기는 도대체 왜 다는 것인가? 발전을 하기 위해?

전자는 조금 헷갈릴지도 모르겠다.

지하철이 운행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바람이니까 문제없지 않냐고..

그런데 사실 문제다.

간단히 말하자.

주사기 피스톤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릴 때 흔히 하던 장난처럼 주사기 입구를 막고 주사기를 꾹 눌러보자.

잘 되나? 당연히 안되고 주사기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많은 힘을 줘야 한다.

마찬가지다. 지하철의 터널에서 터널은 주사기와 같다. 그리고 지하철은 피스톤이다.

지하철의 앞과 뒤에 있는 환기구는 주사기의 구멍과 같다.

즉 환기구에 발전기를 설치해 바람을 막으면

피스톤을 움직이는데 많은 힘이 들듯이 지하철 주행에 드는 에너지가 더 많이 들고

또한 앞서와 동일한 환기의 문제로 인해 지하철내 공기는 오염될 것이 자명하다.

안타깝게도 전자의 문제도 불가능이다.

즉, 발전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해당 발전을 위해 들어가는 기타 전력소모량과

역사내 공기 청정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비교해본다면

결국 경제성 없음이라는 당연한 답으로 도출될 것이다.

다만 해당기사에서 밝힌 독일에서 제안한 방식은 조금 다른데

지하철의 측면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하는 와류중

지하철의 진행과 수직인 바람을 이용하여 지하철의 운행에 직접적인 장애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경제성 등의 문제는 다른 이야기겠지만)


2. 물을 전기분해 하고 이 것을 이용해 연료로 사용한다는 이야기..참 꿈같은 이야기.

그런데 곰곰히 따져보자. 이건 정말 간단한 산수다.

물을 전기분해 할 경우 효율이 얼마나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정말 높이 잡고 70~80%로 잡아보자.

그리고 이걸 수소로 바꾸고 다시 연료로 사용할 때 연비를 30%쯤으로 잡자.

하지만 일반 엔진의 연비를 수소 연료 엔진과 동일하다고 보면 결국 저 엔진의 효율은 일반적인 엔진에 비해서도 70~80%에 불과하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400%의 연비효율이 가능할까?

이건 정말 세기의 미스터리라 할 수 있겠다.

정말로 많은 관련 학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실험적으로 보인다면

이론적으로 설명을 못하는 한이 있어도 실증적인 구현 그 자체로도 노벨상 감이다.

앞서의 경우에는 불가능임을 논리적으로 밝힐 수 있지만 이건 정말 앞뒤 대중도 없이

나 전기 10 넣었더니 수소가 나오던데 이걸로 차를 굴려보니까 그게 50 만큼의 에너지던데?

라고만 한다..이건 뭥미..;;

개인적으로 이런 것은 가능하리라 믿는다.

발전소에서 우리에게 공급되는 전력은 싸다.

하지만 직접적인 휘발류 가격은 겁나 비싸다..-_-

즉, 에너지 변환 효율은 낮더라도 세금 등을 고려한 최종 소비자 에너지 가격이라는 측면에서는 싸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한 번 어떻게 되려나 계산해봐야 되겠다.

물론 그런 꼼수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전기 세금 올려버리면 말짱 도루묵..-ㅠ-



3.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해마다 이런 종류의 발명을 했다는 사람들이 꼭 나타난다.

그리고 항상 대한민국의 수많은 열역학 관련 교수님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옳음을 설파하려다

꼭 깨지고 돌아간다.

그리고 꼭 그 다음해에 다른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온다.

모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꼭 1년에 한 두명이 그렇게 자기를 찾아온다고 한다.

5년 전쯤에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세 학교의 기계과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코디슨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가 공기 엔진을 발명했는데 공기의 열에너지를 내려버리면서 그 에너지를 이용하는 엔진이라는 것이다.

ㅇ ㅏ...그래 그런 사람들 꼭 있다.

그리고 이 아저씨 굴하지 않고 결국 일을 저질렀으니 당시 유력 정치인이던 한xx의원을 자기네 사업장에 불러서

신기술이라면서 막 같이 사진찍고 그랬다.

그래 그 때는 한참 벤처열풍이 불 때였고, 이 국회의원도 그런 바람에 쓸려서 같이 한번 사진 찍어줬을 것이다.

뭐 돈은 잘 모르겠지만 전도유망한(?) 국내의 벤처기업을 측면지원한다라는 좋은 뜻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뭐 개인의 과학에 대한 무지가 무슨 죄이겠나만은..

그 국회의원이 보증했다는 식의 광고를 또 믿고 찾아든 수많은 투자자들이 있었고

결국 불가능한 꿈을 이루겠다던 회사는 문을 닫고

회사 사장은 수십억의 투자금을 들고 외국으로 도망갔다.

(얼마전 잡혔다는 단신을 얼핏 본 듯도 하다)



사실 저런 것들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내는 것은 상당히 숙련된 전문가 만이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조금만 어려운 전문용어만 섞어써도 그냥 그러려니 하지요.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말이죠.

그리고 그럴 때 흔히 같이 들이미는 것은 특허라든지 어느 공인 기관의 인증서나 평가서,

혹은 누구나 아는 유명인사와 찍은 사진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런것 어느 하나도 믿지 마세요.

특허는 그 전에 그런 것이 없다면 누구든지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는 '새로움'에 대한 증서이지 그 새로운 것이 맞다 라고 인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특허를 신청할 때는 그 전에 그런 것이 없었음만 보이면 됩니다. 즉 새로운 거짓말도 새로운 것이고 그럴 듯 해보이기만 하면 특허가 나온다는 거죠.

특허를 믿지 마세요..@_@

다른 하나는 공인 기관의 인증서.

대부분의 인증서라 함은 자기들의 기준에만 부합하면 부여하거나

혹은 시험서의 경우 단지 그냥 해당 시험을 실행해주고 결과가 이렇소 라고 발행하는 것입니다.

즉 전혀 엉뚱한 내용이라도, 다른 내용의 실험이 있고, 그 실험 결과가 기준에 부합한다면

혹은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내용 없이 '실험했음'이라는 내용만 있어도

사실 그 기관의 신뢰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혹해서 넘어갑니다.

이런 거죠.

여기 칫솔이 있는데 이 칫솔을 사용하면 이가 엄청 튼튼해지고 썩은 이도 싹~낫습니다. 여기 대한 치과협회 인증서도 있어요~

라면서 인증서를 보여주죠. 물론 이 인증서도 가짜가 아닙니다.

다만 문제는 이 인증서의 내용은 '이것은 칫솔로 사용할 수 있음' 이라는 것이지

'이 것을 사용하면 이가 엄청 튼튼해지고 썩은 이도 싹~낫음' 이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증서의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고 후자라고 믿어버립니다.

최악이 그냥 아무나 유명한 사람들과 같이 사진찍는 거죠.

뭐 그 분들 알고 찍겠습니까..그냥 무지의 소산입니다.

아무것도 믿지 마세요. 정말 전문가에게 그 내용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을 받은 후가 아니라면 말이죠.


마지막으로 혹시나 모르지. 획기적인 발명일지 라고 하시는 분들.

저런 얼토당토 않은 꿈과 같은 이야기를 믿고 투자를 하고 그렇게 돈을 잃는 또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하면

그리고 그런 피해자가 당신들과 가까운, 혹은 당신들일 수도 있기에

많은 교수님들과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불가능하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자기들의 마음에 안든다고, 기존의 자기 지식에 어긋난다고

간단히 무시해버리고 이렇게 쓸데 없이 떠드는 것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