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물고기 드립 0_0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역시나 열심히 회사에서 삽질하던 오후.

담배 한 대 피는 중에 옆에서 박사님 한 분이 왈.

'로봇 물고기 만들어서 4대강에 푼다는 뉴스 봤어?'

헉..

'엥?? 4대 강 땅파서 물고기 다 죽으면 그걸 푼대요?'

라고 답했더니 그저 피식 웃으신다.

이야길 들으니..헐.

딱 하나 생각이 났다.

국책연이나 어디 교수가 또 잡아다 앉혀놓고 드립친 다음에 연구비 좀 줍쇼 했겠네.

그리고 이야길 듣고선, 그럴 듯 한대? 하신

뇌에 삽 한 자루 있으신 그 분. 낚였다.


대략 뭐 반대는 둘째치고 로봇 물고기가 뭔지 일단 한번 보기나 하자.



뭐 대략 이런 놈이 4대강 물 속을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거다.

생각만해도 멋지지 않겠는가 !!!

네 라고 생각한 당신 이미 낚였다.

사실 이 기술을 이용해 수질 모니터링을 하는데는 치명적인 약점이 몇가지 있다.


한 가지는 전원 공급의 문제.

모니터링이란 긴 시간 동안의 동작을 요구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이틀의 단위가 아니라 일년 이년씩 계속 되는 경우도 있다. 과연 이 로봇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짐작컨데 오래 버티면 한 시간 이내다.

과연 그 시간으로 수질감시라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두번 째는 통신 시스템의 문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물속에 들어가면 일반적인 통신은 먹통이 된다.

잠수함의 경우 초장파를 이용한 단문전송을 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극히 제한된 양의 데이터만 전송이 가능하고 모니터링이라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데이터 수집 전송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예인안테나 형태의 안태나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물속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고 특히나 수초다 뭐다 이런 것들이 넘쳐나고 여울이 넘쳐나는 강가에서 예인 안테나를 이용한 통신 방식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결과를 가질 수 있는지는 심히 의문이다.


세번째는 충돌 회피 시스템의 문제.

뭐 그래 좋다. 예인안테나로 통신을 한다치자. 근데 저 물고기에 눈을 그려놨지만 사실 로봇은 눈이 없다.

카메라 달면 안되냐고? 내가 아는 한 카메라를 달아서 흐르는 물 속에서 방수설비까지 한 다음 왜곡되고 흐려진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아서 물체 인식이 가능한 시스템의 개발은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가 조명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비정형적인 형태의 물체를 인식해서 거리를 파악하고..에효..

비전처리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 데려다 놓고 물어봐라.

제정신인 사람들이 뭐라고 할 지.


마지막으로 제어 시스템의 문제.

저 로봇은 잘움직인다. 그것도 매우.

그런데 흐르는 강에서 움직이면? 제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장담컨데 그냥 둥둥~떠내려 간다.

약간 이라도 터뷸런스가 있는 곳에 들어가면 그냥 끝이라고 보면 된다.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뭐 문제를 꼽으라면 수도 없이 많겠지만 대강 생각나는 것만 정리해도 이 정도의 문제가 있다.

뭐 실제로 만들려고 하다보면 정말 끝없는 문제가 쏟아질 것이고 결국엔 유야무야 될 것이다.

대충 아마 만드는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실제 적용시험 결과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어 혹은 실용화까지는 아직 수많은 난관이

어쩌고 하면서 누구의 책임도 아닌 걸로 넘어가겠지.

늘 그래왔듯이.


사실 로봇이라는 분야가 그래.

이제 10년가까이 쳐다보니까 말야.

돈이 안되. 실제 적용도 안돼.

기술의 발전은 끝없이 빨라.

그런데 아무리 빨라도, 기술 그 자체만 발전할 뿐, 기술이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아.

특히 우리나라가 목숨걸고 덤벼드는 서비스 로봇은 정말 어떤 killer application도 발견하지 못한채

하나둘 망해가거나 철수하고 있지.

기껏해야 entertainment나 교육용 정도만이 남아서 그야말로 장난감 수준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기존에도 계속 유지되어왔던 산업용과

새롭게 각광받는 군사용 정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은 모르겠고 그냥 서비스에 열광하지.

왜냐고?

사람들을 낚기 쉬우니까.

엊그제 보니까 휴보가 뛰었다더라.

응 대단한 기술이고, 정말 어려운 일을 한거야.

그런데, 그래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되냐고? 아니 전혀.

지금 근 10년 째 돈을 쏟아붓지만 성과라고는 온갖 장난감들밖에 없지.

기껏 휴보.

삼성전자 생기원(옛 메카트로닉스 센터)에서는 옛날에 메카센터장 아저씨가 학교 올때마다 휴머노이드 만든다더니

그 소리 10년 째 들어도 제대로 된 로봇 본 적도 없지.

사실은 이게 현실이야.


로봇 만든답시고 드립치고 돈받아가는 사람도, 그 돈을 주는 정부도 다 아는 사실일지도 모르지.

다만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그런 표어로 계속해서 일년에 수백억씩을 쏟아부어 보는 거지.

뭐 몰라. 내가 아는 한 그래.


그리고 이제 드디어 대통령이 나와서 로봇을 가지고 드립친 어떤 놈 이야기를 그대로 갖고 나와서 읊었어.

성공 가능성?

성공은 할거야. 근데 개발은 성공하되 실용화는 안되겠지.

어차피 어떤 성능을 내겠다가 아니라 물고기 로봇을 만들겠다가 목표니까 말야.

뭐 짜고치는 고스톱일지도 모르고.

그래서 낚인거라고 하는 거지.


어쨌든 그래.

그러니 가카를 욕하지는 말지어다.

모르는게 죄는 아니니까 말야.

다만 자기가 모르는 분야면, 좀더 검토하고 생각해봐야 하는데

늘 보면 느끼는게 전혀 아무 생각이 없는거..

그건 죄야.

뭘해야지 어떻게 해야지 왜 그런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분야라면 내가 공부를 해서 알아야겠다

그런 후에 이야기 하겠다 이런 각오가 전혀 없다는 거.

내가 하는 말은 무조건 답이다 라는 건 회사 사장님이 직원들한테나 통하는 거야.

누가 그러더군.

회장님이 지나가다가 어이 김부장 이라고 부르면 그 사람은 과장이었어도 그날 부장이고 상무였어도 부장이 된다고.

그 분이 틀린 말을 하신게 되면 안되거든.

그래 그냥 욕하지는 않는데...

그냥 그렇다고.

다만 좀 더 공부하고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좀더 고민해보는 그런 대통령을 '다시' 보고 싶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