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를 부추기는 사회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1933년 2월.

독일의 국회 의사당에 방화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의 배후로 공산당이 지목되어 공산당 활동 자체가 금지되고 해산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반대당을 제압한 나치는 권력을 완벽하게 휘어잡고 그 해 제3제국이 탄생하고 그 이름도 유명한

'히틀러 총통'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권력을 잡은 히틀러가 그 후에 한 것은 누구나가 아는 바와 같이 유태인 탄압과 대학살이었다.

왜 히틀러는 이런 짓을 했을까? 그냥 미친 또라이라서?

설마, 그럴리가..



정치의 정석..정치를 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또 쉬운 방법이 있다.

그건 바로 밖에 적을 만들어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현재 문제의 원인을 뒤집어 씌우기까지 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나.

누구나 아는 1930년대 대공황의 어려운 시절에, 그 어려움의 원인을 경제를 휘어잡은 유태인의 탓으로 돌려버린 히틀러는

마음기댈 데가 필요했던 독일인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함께 독재자로 거듭태어나게 된다.

요즘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갑자기 막 그런 생각이 나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증오를 부추기는 사회.



과연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

불법체류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짱깨니 쪽바리니 하는 말들(뭐 이건 역사도 깊다),

그러면서 남북도 모자라 동서로 또 쪼개지고 싶은지 전라도 꺵깽이니, 개상도니 하는 뿌리깊은 지역감정

거기에다 개독이니 이단이니 하는 종교 싸움박질...좌파네 꼴통 보수네 하는 이념질까지

뭐가 그리 싸울일들이 많은지 이 좁은 땅에 허구언날 싸움이 그치지 않는 동네.

그게 우리 대한민국 아니던가?

그런데..그거 누가 그랬을까?



답은 간단하다.

저기 파란 지붕 밑에 사시는 분들, 둥근 지붕 밑에서 격투기로 체력 단련하시는 분들

이빨까서 죄없는 사람까서 먹고 사는 글쟁이들..

그런 사람들이 결국, 다 자기꺼 챙기고, 다 자기 권력 잡으려고 부추기는 거다.

조금만 지나서 돌아보면, 왜 싸우는지도 모를 일들을

수십년 째 싸우라고 부추기고 있다.

전라도를 빨갱이 동네라고 부추겨서, 그 동네를 왕따시켜서 수십년 정권잡았던 사람들

(물론 10년 전에 IMF로 나라 말아먹고 한번 뺐겼지만..요즘 또 잃어버린 10년 하더니 10년전으로 딱 돌아간 느낌도 있다)

독재에 항거하는 사람들은 전부다 간첩에 빨갱이라고 했던 사람들..

자기가 하는 말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니 자기 말 안들으면 지옥간다는 사람들

우리나라 물흐리고, 범죄율을 올리는 건 불법체류자들이니 쫓아내어 한민족의 우수성을 지키자는 사람들

(한 80년 전쯤에 이런 구호가 나돌았을걸? 히틀러가 비슷한 말을 했던거 같은데..-_-a)



그리고..그렇게 치고 박고 싸우고 상처만 남고..그러고 나면

뭐가 남는데? 누가 이기는 건데?


한마디만 할게..

난 좀 그래..좀 삐딱해..

그래서 그런지 누가 나한테 그래..

너 빨갱이지..너 좌파지..너 전라도지..너 교회도 안다니는 걸 보니 회개해야 된다..

혹은 요즘같이 경기가 안좋을 때는..백수와 같은 사회 불만세력들 이라는 말도 가끔 들어.

그런데 그거, 당신들한테 그 말을 가르쳐 준 사람들이 누굴까..

누가 빨갱이를 증오하고, 전라도를 증오하고, 또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라고 부추겼을까?


그렇게 미워?

근데 도대체 왜 미워해?

빨갱이가 나라를 말아먹을 거 같지?

재밌는 거 하나 더 알려줄까?

영국의 토니 블레어도, 지금 총리인 고든 브라운도 좌파인 노동당이고

차기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도 미국 내의 좌파로 손꼽히는 리버럴의 대표주자야.

그런데 왜 우리는 좌파는 범죄자라고 믿는 걸까?


왜 우리는 전라도 사람들을 미워하지?

왜 수억이라는 큰돈을 몇년동안 몰래 기부해온 문근영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걸까?

광주민주화 운동을, 왜 아직도 광주사태라고 군에서는 가르치는거지?

(저건 불과 몇달전에 내가 논산 훈련소에서 5.16 혁명과 광주사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공식 정훈 자료에서 들은 내용이다)

도대체 누가 우리에게 서로를 미워하게 하라고 했던 걸까?


사람들에게 자..가서 때려, 너희가 바로 정의의 사도인거야..

라고 잔뜩 바람을 불어넣었던 사람들..

그렇게 때린 사람도 맞은 사람도 희생자로 만들어버리고

최후의 승자가 되어 남은 사람들.


그 사람들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