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꾸)똥(꾸)심의 위원회
살아가는 이야기/남이 사는 이야기 2009. 12. 2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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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전대갈 장군께서 철권 통치를 즐기시던 시절.
그 분과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된 모 탤런트가 있었던 피바람 불던 시절.
TV에 왠 이상하게 생긴 동물 한 마리가 나와서 말을 했다.
요술도 부렸다.
호잇~하면 모든 꿈이 이루어 질 것 같은 능력을 가진
그런 강아지도 아닌 요상한 동물이었다.
그리고 곧 철퇴를 두들겨 맞았다.
어른에게 버릇없이 반말을 쓴다는 게 이유였다.
뭐 그랬다.
서슬퍼렇던 시절이었으니.
그리고 2009년.
가카께서 잃어버린 10년을 외치시며 20년 이상 역주행을 하시메
이에 그 밑에 딸린 모든 세태가 다시 역주행을 시작했다.
고위 공무원들의 각종 비리는 필수코스가 되다시피 했고
이에 발맞추어 경찰, 검찰, 국세청, 그리고 국정원까지 역주행하더니
이제는 방송심의도 역주행을 시작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리'에게 '빵꾸똥꾸'라는 말은 버르장머리가 없으니
착한 아이가 되시오~라는 권고조치를 내린 것이다.
참 좋다.
조만간 해리는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인당수에 뛰어들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TV에서 모든 막장드라마는 자취를 감출 것이고
뉴스에는 곧 아름다운 이야기들로만 가득 찰 것 같다.
우리 할 일 없는 빵꾸똥꾸 심의 위원회께서 곧 TV를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주시겠지.
이미 요번 정부에 뭐 표현의 자유와 같은 말은 그런 것들은 포기한지 오래.
다만 이번 결정을 내리신 분들께 한마디 먼저 드리고 싶다.
일단 TV를 보고 나신 후에 심의를 하시라고.
뇌내 망상으로 인한 심의는 좀 참아주시란 말씀.
해리가 빵꾸똥꾸라는 말을 쓰고, 그렇게 험한 말을 쓰게 된 가슴아픈 사연이 있음은
이미 지~~난 번에 다 밝혀졌다.
그래서 해리는 어린애 답지 않은 거친 말투에 불편해하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이해하고
듬뿍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 성장해가고 있다.
그런데 이 뒷북을 치며 등장한 개그같은 심의 결과는
방송 관계자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어이없는 헛웃음만 터뜨리게 하고 있다.
심의위원회도 시트콤 찍고 싶으신 듯?
국가 일류화니 뭐니 지랄들을 많이 하시는데
표현과 상상력에 대한 억압은 그 나라의 모든 것에 대한 억압임을 아시는지?
교수가 시키는대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교수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을 내야 하는 연구 풍토
위에서 생각한대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물건을 만들어 내야하는 기술 개발 풍토
대통령 생각에, 그 분들 생각에, 님들 생각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하는 이런 사회 풍토 자체가
이 나라를 망치는 지름길임을 아시는지?
에효.
하루 하루 역주행 중.
ps. 방송 제재는 일단 국회방송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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