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반, 그 질서에 대하여.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오랜만에 나오는 작년 독일 출장 이야기.

독일하면 생각나는 몇가지가 있다.

소시지, 맥주, 자동차, 그리고 아우토반.

사실 독일에 가기 전까지 기대하고 있었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이 아우토반에서 200km를 넘겨보는 것이었다.

툭하면 엉금엉금 차들이 기어가는 경부고속도로는 시골 도로처럼 보이게 해줄 것으로 

혼자 마음대로 상상하며 막 밟아주겠다~~이러면서.


[아우토반쯤 되면 한 이정도? 상상이다]

그리고 주말을 맞아 벤츠 한 대를 당당히 렌트하고서(그래봐야 B클래스였지만 어쨌든 벤츠) 베를린으로 먼길을 나섰다.

킬에서 베를린까지 가는 길은 약 500킬로 남짓. (대략 이정도 였던 듯 하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거리를 차로 3시간이면 도착한다는 그 아우토반에 드디어 나섰다.

그런데...

헐.

이거 국도 아님?


[베를린 가는 길의 아우토반. 왕복 4차로의 초라한 모습. 상상했던 그 아우토반은 어디로?]

그랬던 것이다.

왕복 4차로에 불과한, 초라한 아우토반.

시골이라 그럴거야, 베를린에 가까워지면 괜찮아지겠지.

하지만 베를린 부근도 4차선은 매한가지.

도대체 이 길에서 어떻게 200을 밟나 라고 고민을 해봤지만

의외로 해답은 간단했다.

1차로는 추월차선 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벤츠의 위엄. 그리고 180Km가 찍힌 계기판. 렌트카라 Lock이 걸려있었다...ㅜ.ㅜ]

아우토반에서 주행법은 이러했다. 

1차로로 밟고 싶은만큼 밟는다. 

앞 차를 다 따라 잡아가면 앞 차가 알아서 2차로로 길을 비켜준다.

뒤 차가 나를 따라잡으면 2차로로 길을 비킨다.

뒤 차가 나를 앞질러 나가면 다시 1차로로 나서서 막 밟는다.

속도를 내기 싫으면 알아서 2차로에서 논다.

아우.

이 깔끔함.

그리고 도무지 경부고속도로에서는 볼 수 없는 주행법.

아우토반은 이 거 하나로 그 명성을 유지하는 듯 했다.

물론 경부고속도로는 차가 너무 많아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적으로 차가 많은 탓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운전 탓인지.




ps. 출장 중에 계속 우리를 담당했던 독일 아저씨가

주말에 베를린 간다는 이야기에 주말에 가면 길막힐텐데 라는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아우토반에서 길이 막힌다라는 이야기는 밟고 싶은 만큼 밟을 수 없다는 이야기.

베를린에 다가가면서 길이 막혀서 낸 속도

100km~130km.

아우토반의 위엄.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