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실물..경제 위기는 어디로 흘러 갈까?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한달 전쯤인가 썼던 포스팅에서 금융위기가 끝난다 해도 실물경제의 위축, 즉 경기 후퇴(regression)의 위험성을 언급했던 적이 있었는데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듯 하다.

오늘도 가뿐히 120 포인트가 넘는 대폭락을 기록해주신 증시는 어디까지 흘러갈까 가 사실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의 가장 궁금점이겠지만

사실 나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아주 사견으로 이 글을 쓰기 때문에 얼마가 바닥이다 이런글은 자제하고

현재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예측만을 간단히 언급해보려고 한다.


우선 가장 궁금한 것 중의 하나는 과연 금융위기는 진정되었는가 라는 점이다.

실물경제의 위축만이 현재 상황의 문제라면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바와 같이 내년 초쯤이면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내년 말 혹은 후내년 초쯤이면 다시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2006년~2007년과 같은 오버히팅과 같은 경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의 아주 개인적인 견해로는 사실 부정적이다.

근본적으로는 9000억 달러에 불과한 미국 구제 금융액이 문제다.

우리돈으로 무려 100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에 '불과'라는 말을 붙이는게 의아하겠지만

이는 미국 경제 규모를 봤을 때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IMF 당시에 우리나라가 공적 자금으로 쏟아부은 돈은 약 150조원, 당시 GDP의 25~3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지금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 국가가 쏟아붙는 돈의 규모도 다르지 않다.

영국 5060억 유로, 독일 5000억 유로, 프랑스 3600억 유로 등 2조유로가 넘는 규모로 GDP의 거의 20%에 가까운 돈을 쏟아붓는다.

이에 비해 미국의 구제금융 액수는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 미국 경제에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금액은 3조달러 전후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왜 '불과' 9000억달러에 불과한 돈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을까?

문제는 그렇게 '믿는다'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 규모는 거의 10조 달러에 달한다.

올해 재정적자 규모만 4000억달러를 넘어 5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돈 나올 구멍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언 발에 오줌누듯 찔끔찔끔 돈을 풀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전통적인 믿음도 지나치게 부족한 구제금융액의 바탕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조금 암울하다.

지금 당장의 금융 시장의 유동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문제는 실물경제로부터의 파급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그 원인에는 미국 정부의 대처가 지나치게 늦었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작년 여름 터진 서브프라임 사태 때 정부가 좀더 일찍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실물 경제로의 파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저 액수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충분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다만 이미 실물 경제로의 파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찔끔거리는 지름신이란

차라리 아니 지름만 못한 결과를 갖고 올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위험은 우선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빅3다.

포드는 지난 2.4분기에만 무려 87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GM은 이보다 한술 더 떠서 155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크라이슬러도 적자에서는 예외가 아니라서 다임러사는 올 4월 크라이슬러의 분리를 결정했다.


예전과 같이 과잉 유동성의 상황이라면 저 상황을 어떻게든 헤어넘고 갈 수 있을 지 모를 이 3 개사에게

지금의 유동성 위기는 쥐약이다.

9000억달러를 공급해본들 그 돈은 찔끔찔끔 갈라먹기도 바빠서 저기까지 떨어질 돈도 없다.

이 셋 중에 하나라도 쓰러진다면 그 도미노 효과는 끝을 모르고 달려갈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시한폭탄인 셈이다.

남은 건 과연 9000억달러에 불과한 돈으로 미국 정부가 얼마나 외과수술을 잘 집도해서

뇌관들을 잘 들어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똑똑한 놈들만 엄청나게 뽑아놓은 미 재무부이니 만큼 알아서 잘 하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혹시나 선하나 잘못건드린다면 뻥~해버릴 위험이 농후하다.

또는 부족한 돈으로 인해 아예 극약처방 후에 다른 우량기업들을 살리기를 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숨어있는 지뢰들은 널리고 널렸을 것이기에 참 어려운 고민을 눈앞에 두고 있을 것이다.


실물경제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기업들의 수익률이 낮아졌다 혹은 수익전망이 나빠졌다로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아예 기업이 사라질 위험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해하실 오늘 포스팅이 결론은 이것이다.

많이 빠졌으니 기회라고 사자라고 하시는 분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물론 장기적인 전망에 대한 것이고, 폭락에 대한 반발매수에 대한 초단타 매매를 노리시는 분들이라면야 뭐 말리지는 않겠다)

뇌관들이 하나씩 제거되는 지를 조금만 더 기다려서 확인해보고

그 때가서 사도 때는 늦지 않다.

물론 잘 제거되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히 계속 체크를 해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