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보안법과 사이버 모욕죄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꽤 옛날에 박통시절에 막걸리 보안법이라는 게 있었다.

막걸리를 마시고 술한잔 해서 대통령 욕, 정부 욕을 하면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 해서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했기에

그걸 비꼬아서 막걸리 보안법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는 처벌한다라는 그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이렇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사이버 모욕죄라는 게 생긴다고 한다.

지금도 모욕죄라든지 명예훼손죄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친고죄로 분류되어 있어 법적 대응절차가 까다롭고

연예인 등의 경우 남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직접 처벌가능하도록

하겠다라는 건데

이게 좀 그 막걸리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막걸리 냄새가 풀풀 나다보니 앞뒤도 안맞고 웃기는 것도 많은데

그 웃기는 것 중에 세개만 꼽아볼까?


하나는 인터넷 악플러들의 상당수는 흔히 말하듯이 초딩들이 많고

이 경우 만 13세 이하 아동에 대해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우리 나라 형법상

어차피 저건 그냥 방임이다.

어쩔건데?

초딩들..좋아? ㅎㅎ


그 다음은 누가 내 욕을 한 거를 정부가 나서서 처벌해주겠다라는 것인데

며칠전 백분토론에서 신해철이 말한 것 처럼 당사자가 그럴 필요를 못느끼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나서서 처벌해줄까?

당사자가 노라고 하면 안하겠다고? 그러면 저 법은 또 왜 만드는건데? =_=

간단히 말해 그냥

눈치보여서 참고 있는 명박이

인터넷에서 이제 쥐박이 쥐새끼 등등이 뜨면 전부다 사이버 모욕죄로 이제 잡아 넣겠다고

얼마나 쉬워 ㅎㅎㅎ

우리나라 경찰력이라는게 구질구질한 서민들을 보호해줄만큼 남아돌지는 않을테니

높으신 양반들을 지켜야지..

사이버 명박산성도 하나 쌓는거라고, 솔직히 이야기해..그냥 귀틀어 막는거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사이버 모욕죄는 정부가 인터넷 상에 누가 욕하면 대신 처벌해주는거면

정부가 모든 인터넷의 기사와, 포스팅과, 댓글들과 게시판 글들 전체를 모니터링 하겠다라는 소리 아냐?

헌법에 모든 사전, 사후 검열은 금지되어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내가 봐도 이건 참 멋져. 정부 차원에서 검열을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거거든.

얼마나 명분이 좋아...아마 위헌도 아닐껄..명분상으로는..

그래 그러니 이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니네 맘대로 이제 전체를 합법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그 중에 맘에 안드는 글 있으면, 쥐박이라는 글 나오면 모욕죄

정치인 누구 욕하면 또 모욕죄,

정부 욕하면 또 모욕죄..아니면 유언비어 유포..

뭐 그런거 또 하려는거지?

니네 귀를 틀어막다 틀어막다 안되니 이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겠다..

그거잖아 결국엔..


니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연예인들의 명예를 신경써줬다고

최진실법이니 뭐니 부르는건데?

그냥 좀 더 간단히 이름 붙여

국민들 입틀어막는 법안이라고..

이제 저 법안 통과되고 나면 쥐색히님하 이렇게 써야하나?

아님면 가카 쥐머리깡 속에 삽말고 다른 것도 좀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고분고분 써줄까?

그러고 잡아갔다가 사람들이 말들이 많이 나오면

쥐새끼 가카께서 선처를 요청하셔서 벌금형정도로 끝낸다고 지랄하겠지.

말그대로 지랄..넓으신 아량이 쥐새끼 머리와도 같아 황송하나이다

라고 해줄까?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게 뭔지 알아?

투표권? 개인의 자유? 시장경제?

아니야..

말할 수 있는 권리야.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없으면

누군가가 나의 자유를 억압해도, 나의 투표권을 뺏어가도

아무말도 못한다면, 나는 살아도 죽은 것이거든.

그래서 원래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하는 곳들은 항상 '광장'이었던거야.

누구나가 모여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곳.


그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하나씩 하나씩 뺏어가고 있어.

낙하산들이 들어와서 방송을 장악하고 저항하는 PD들을 쫓아내고

이제는 길에서 촛불만 들어도 잡아간다던데

조금 더 지나면 이 포스팅을 끝내야 하는 시절이 올지도 모르겠어.

사실은 지네도 알았거든.

전대갈 장군이 무너졌던 것도, 명박이가 촛불시위에 두들겨 맞았던 것도

결국에는 사람들의 '입'에서 시작되어 '행동'이 되었다는 걸.

그래서 입을 막는 거야.

행동하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