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소 구조조정과 이공계 기피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내가 아직 열심히 꿈을 갖고 학교를 다니던 2002년에서 2003년.

새로운 단어가 신문지상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공계 기피'

뭐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떤면에서는 전문직이면서도, 월급쟁이라는 특성

그리고 들인 노력과 대비해 얻을 수 있는 수익, 혹은 성과가 너무 미비하다는 것

또 이런저런 이제 시대가 꿈보다 현실을 좇게 되면서

'이공계'는 이제 조금씩 기피의 대상이 되어갔다.

서울공대 졸업하고 정수기를 팔더라는 교수님의 농담에 웃음보다는 그저 씁쓸함이 묻어나는 이유는

그게 다만 남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내가 당면할지도 모를 현실이기 때문이다.

IMF 때 1착으로 잘려져 나간 수많은 연구인력들은 어디서 또 무얼하는지.

입시를 망쳐서 지방의대 가던 친구 등두들겨 준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입장이 바뀌었다는 말도 지겨울 때 쯤.

이제 잊혀지나 싶었는데 우리 가카께서 또 한 건 터뜨려주셨다.

전통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 국방과학연구소 인력구조조정.

무려 50%에 가까운 인원을 잘라낼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기사 링크)

기타 정부 출연연구소도 일괄적으로 20% 이상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하니

이제 두번째 이공계 위기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은 불보듯 뻔해보인다.

뭐 비밀이 없다는게 유일한 비밀이라는 ADD(국방과학연구소)라지만

크게 보면 이공계가 꿈꾸는 가장 대표적인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ADD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지금 있는 사람들을 내몰기보다는 아직 나가지도 않고 이제 꿈이 막 영글어 가는 사람들의 등을 떠미는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뭐 이공계 인력의 이직, 전직 금지와 같은 뻘타 정책들의 결정판이 될 듯 하다.

(더 무서운 건 그 뒤에 또 어떤 삽질이 더 남았을까 하는 것)


등떠미는 사회.

떠날 것이다.

공대를 졸업하고 은행을 다니는 사람들

공대를 졸업하고 다시 의사가 된 사람들

공대를 졸업하고 다시 판사가 된 사람들

외국에 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나도 또 조만간 떠날 준비를 할지도 모른다.




덧.


1995년 ETRI(전자통신연구원)에서 미국의 한 회사에서 갖고 있던 원천기술의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그 기술은 SKT로 이전되어 통신망을 구축하였고, 각 전자회사에서는 단말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IT 한국의 시작이 된 CDMA 기술은 일반인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할 한 국가출연연구소에서 시작되었고

그 파급 효과는 다들 잘 아는 바와 같다.

그래도 그냥 놀고 먹는 놈들로 보이면.

그래. 잘라라.

위대하신 가카.

삽질 한 번 하면 돈이 생긴다는데 그 삽으로 잘먹고 잘 사시겠지.

이러는 와중에 친위대 1만 양병설의 뻘타를 지껄이는 또 어떤 아저씨. (관련기사 링크)


젠장맞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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