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와 마케팅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0-1. 내가 중학교 때 처음 컴퓨터를 샀다.

당시 펜티엄 100MHz 컴퓨터를 180만원 가량에 샀는데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180만원짜리 게임기 하나샀네'


0-2. 사람들이 가끔 착각을 한다.

마케팅이라 함은 열심히 광고를 때리고 낚시질을 하는 거라고.

사실 마케팅은 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에 기초를 하는데

지난 블로깅에서 말한 것 처럼

일종의 '기획'에 속할 수도 있고,

마케팅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파트는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과 타게팅(targeting)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아이패드 출시 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아이패드는 망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의 강력한 근거.

어중간한 크기

넷북도 아니고 PMP도 아닌 애매한 포지셔닝

비싼 가격

USB도 그 뭣도 안되는 이건 노트북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이상한 놈.

넷북에 사용되는 아톰보다도 허접한 하드웨어(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입력장치도 없어서 가상 키보드에 의존해야 하는 놈.

E-book으로 쓰기에는 비싸고, 게다가 눈 아플 것 같은 그런 이상한 기기.


2. 뭘하지?

우리는 컴퓨터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

회사 컴퓨터 말고, 집에 있는 데스크 탑.

웹서핑.

게임.

홈쇼핑.

인터넷 뱅킹.

영화 감상.

사진 정리.

소셜 네트워킹(싸이, 블로깅 등)

또 뭐가 있지?

회사에서 일이 쌓이고 쌓였을 때 약간의 작업?

우리 어머니 말씀처럼

그냥 비싼 게임기.


3. 분리

우리는 컴퓨터를 가지고 크게 두 가지를 한다.

생산, 그리고 소비.

생산은 각종 서류 작성, 자료 작성 등등

소비는 영화 감상 웹서핑, 인터넷 뱅킹 등등

마켓 세그멘테이션(Market Segmentation)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컴퓨터를 이용한 작업의 분리.

집의 데스크 탑은 대부분의 경우 90%의 소비와 10%의 생산을 위해 사용된다.


4. 컨텐츠 컨슈밍 디바이스(Contents Consuming Device)

어차피 90%가 소비라면, 소비에 최적화된 기기의 개발.

아이패드.

대학 노트 사이즈.

웹서핑에 부족하지 않은 화면

휴대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680 그램의 무게.

아이폰과 동일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

10만개가 넘는 기존 아이폰의 앱과 5000개가 넘는 전용 컨텐츠.

그 어떤 기기보다 사용하기 편리한  E-book 기능

$10도 채 하지 않는 넘쳐나는 게임.

비싼 듯 하면서도 막상 마음을 먹으면 부담스럽지 않은 $499 부터 시작하는 가격.

그리고 최강의 간지.

팔릴 수 밖에 없는 기기.


5. 삼성 그리고 LG

태블릿 PC 개발?

안드로이드 탑재?

최강의 하드웨어?

실제 우리가 컨텐츠 컨슈밍에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은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충분한 애플리케이션의 확보

이미 확고한 위치를 잡아버린 아이패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마켓 세그멘테이션과 타케팅이 오히려 필요하지 않을까?



ps. 

이번 주 귀국하는 후배에게 지난 주 월요일 전화를 했다.

'올 때 아이패드 하나만 집어와'

주말에 전화가 왔다.

'품절이래요. 언제 들어올지도 모른데요'

팔기 위해 광고를 때려대고 신문사들과 짜고치는 기사를 찍어내는 기기와

사람들이 어떻게든 언제 나오는지 알아보려고 하고

나온다고 하면 줄을 서서 사는 기기의 차이.

위엄이 넘치는 단어

'품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