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서서.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또다시 인생의 갈림길이 다가오고 있다.

내가 여태껏 걸어왔던 길에서 아마 가장 큰 갈림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시간을 버리고 원상 복귀냐 아니면 지금 가던 길을 가느냐

가던 길도 어디로 가느냐.

얽히고 섥힌 수많은 길 중에서 내가 갈 길이 어디인지

저 멀리 갈림길이 다가오는 와중에도 나는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다.


누구는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하지만 나는 인생은 그저 여행이고 싶다.

앞을 보며 달리기 보다는 옆을 보고 뒤돌아보고

올려다 보고, 또 가끔은 내려다 보고

먼 곳도 보고, 발 밑도 보고

가끔은 지나는 사람들과 말도 섞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면 함께 친구가 되고

또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또 누군가를 만나고

그리고 그 여행을 평생을 함께할 누군가를 만나고

그냥, 그런 1등도 2등도 없는 둘러 둘러 가는 여행.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가 팔랑 팔랑거리고 만다.

그 팔랑거림이 일으킨 바람에 저 공중에 붕떠 서 있다가 다시 내려와 보면

지금의 나도, 부족함이 없이 살건만

지금을 떠나서 또 어디론가 가는 내가 이 여행을 끝까지 웃으며 끝낼 수 있을까.

그저 나를 지나쳐 가는 누군가에게 뒤쳐지는 게 또 싫어서

나는 또 끝없이 달려나가려고 하는 건 아닐까.

그런 고민에 휩싸여 간다.


고민 고민.

공부는 그저 즐거워야지.

책도 그저 즐거워야지.

그러나 작년엔 결국

즐거운 공부와 즐거운 책을 미뤄놓고

이상한 글들이 쓰인 책을 한참을 보고 이상한 시험을 보고

또 어딘가로 가볼까, 한 평생 생각조차 해본적 없던 학교의 원서를 쓸까말까 고민을 해야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원점에서 시작되는 고민.

즐거울까를 고민하다

성공할 수 있을까도 고민을 하고

그러다가 결국 뭘 하고 싶은 것인가와

뭘 해야하는 가 조차도 결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누구는 벌써 연봉이 얼마라더라

누구는 벌써 과장이라더라, 차장이라더라

누구는 의사고 누구는 한의사고, 판사고 검사고..

누구는 누구는 누구는..

그런 수없는 비교들 속에 스스로 한없이 작아지고 있는 나.


난 도대체 왜 이 길을 왔을까.

나름대로 소신이 있었고,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고

또 나름대로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지금 한 없이 작아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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