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 728x90, 작성됨 09. 5. 25 임시 정지 */
희망고문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많이 당했었다라고 이야기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서는 곧잘 생각했었습니다.

아..나는 저 사람이 나에게 친구로서의 호감을 표현한 것을 나 혼자 착각한 것이었다고..

그리고 믿었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거라고..

이 나이를 먹도록, 꽤 오래..그렇게 믿었었습니다.



오늘 술자리에서는 참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또 나 혼자 어렴풋이 상상했던 것들이 사실이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무말 하지 않고 그냥 웃고 있었지만..

오늘 술은 참 시원하면서 씁니다.


집에 오는 길에 갑자기 희망고문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갑자기 문득..고문 당한데가 아파졌습니다.

어쩌면 혼자서 믿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쪽에서는 나 너 관심없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나 혼자 귀를 막고 어버버버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냥 혼자서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요?


이제는 정말 다시는 희망고문을 당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많은 고문을 당하고서야 들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말도 이제 와닿는 것도 같습니다.

이번주 내내..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사실이 아까 저녁까지만 해도 괴로웠는데

갑자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사실은 당신이 나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괴롭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그냥 조용히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억지로 내게 웃음으로 답할 필요 없어요 이제...


그동안 정말 미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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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절망을 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둘 사이에 애인으로서는 전혀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작은 희망 하나로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속 당신만을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에겐 본능적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으로부터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자신은 좋아하지 않는사람인데도,
그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길 바란다.

술에 취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어" 라고 전화를 한다든지,
사귈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과 그냥 괜찮다는 이유만으로
데이트를 한다든지,
싫어서 헤어지면서...
이유는 집안이 어려워서,
옛 애인을 못 잊어서,
혹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말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상대방에게 "희망"을주는 행위들이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은 그 사람 가슴에 안타까움과 속상함,
집착 등을 남겨,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런 행위를 나는 "희망고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웬만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고문을 하지 말자.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희망을 주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니까.

박진영의 러브에세이 [희망고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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